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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와 콰트로에 관한 진실(글로벌 오토 뉴스) 2006-04-11
개와 콰트로에 관한 진실 눈이 오면 기뻐한다. 남부 지방을 시작으로 해서 전국적으로 대설 주의보가 내려진 날이었지만 눈은커녕 노을을 보면서 시승을 하고 사진을 찍었다. 하지만 그 다음 날 새벽, 출근(사실은 촬영)하기 위해 현관 문을 연 순간, 어둠 속 온 세상은 하얗게 바뀌어 있었다. 지붕이 없는 차고에 세워 둔 시승차 위엔 눈이 약 7~8Cm가 쌓여 있었고, 하늘에서는 아직도 계속 눈발이 날리고 있었다. 자가 운전자치고 이정도 쌓인 눈을 보면서 눈길 운전 걱정을 하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으랴마는, 무척 난감해야 할 순간 기자의 입에서 터져 나온 건… “오! 예…” 기자가 눈을 보고 기뻐한다는 건 아직 동심이 남아있다는 증거다. 하지만 그 보다 더 큰 이유가 따로 있었으니, 바로 시승차가 아우디 A4 2.0T 콰트로였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눈길을 달리면 차가 온통 지저분해 질 건 분명하지만, 콰트로로 무장한 만큼 적어도 눈길 때문에 기어가듯이 온통 긴장한 채로 출근해야 하는 괴로움은 없을 테니까. 거기다 아직은 도로가 한적한 만큼 엉금엉금 기어가는 차들 사이를 보란 듯이 누비고 달릴 것도 기분을 들뜨게 한다. 또 거기다 이런 새벽에 한적한 곳을 찾으면 아직 아무런 인적이 다녀가지 않은 눈 밭에서 촬영할 수도 있다. 차 위에 쌓인 눈을 치우고 대문을 나섰다, 자신 있게… 전혀 눈을 치우지 않아 7Cm 가까이 눈이 쌓인 골목길도 네 바퀴를 굴리는 콰트로에겐 전혀 장애가 되지 못했다. 도로로 나서자 도로는 쌓인 눈 위를 자동차들이 간간이 다녀 하얗게 잘 다져진 완전 빙판길에 가까웠다. 이른 새벽인지라 드물게 다니는 자동차들마저 엉금엉금 기어가고 있었다. 어쩌다 눈 덮인 오르막길이라도 나타나면 콰트로는 말 그대로 군계일학이었다. 또한 최첨단 ESP의 존재는 눈 길 운전에 어느 정도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기자에게도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었다. 물론 다른 브랜드의 4-매틱이나 4모션, X드라이브와 카레라 4 등 4륜 구동 모델이라면 모두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실제 도로에서도 4륜 구동을 갖춘 SUV들의 뒷 모습은 무척이나 당당해 보였다. 어쨌든 이처럼 눈 내리는 날, 마침 콰트로가 장착된 아우디를 시승하게 된 건 큰 행운이다. 방심은 금물 같은 힘을 두 바퀴에 나누는 것보다 네 바퀴에 나누는 아우디의 콰트로 시스템이 눈길에서 마찰력의 한계를 넘지 않고 그립을 유지하면서 안정적으로 달릴 수 있는 것은 너무나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한계는 여전히 존재한다. 결국 두 바퀴로 힘을 전달하는 차들에 비해 좀 더 빠른 속도로 달릴 수 있긴 하지만 한계를 넘는 힘이 바퀴에 전달되면 콰트로라 하더라도 미끄러지지 않을 수 없다. 그러므로 콰트로 차량을 타고 있다 하더라도 눈길이라면 급가속과 급브레이크는 금물이다. 부드러운 스티어링 조작과 충분한 안전거리 확보 또한 필히 지켜져야 한다. 이처럼 약간의 긴장감만 갖춘다면 콰트로는 눈길도 여유롭다. 어둠속에서도 가로등과 자동차 불빛을 받아 화려한 모습을 뽐내는 나뭇가지 위의 눈꽃들을 감상할 여유 정도는 충분히 누릴 수 있다. 아우디를 타면 답답하다. 외곽 고속화 도로를 시원하게(?) 달리던 아우디도 속도를 줄여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서울에 가까워 지면서 차 들이 많아지게 되었고 그러다 보니 차들이 모두 속도를 낮추어 서행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아우디 혼자라면 전혀 문제 없이 달릴 수 있는 길임에도 다른 차들이 막고 있으니 마음대로 내 달릴 수가 없다. 마음은 차들 사이를 누비며 달려 나가고 싶지만 교통상황이 여의치 않은 눈 덮인 도로 위에서… 아우디는 답답하다. 서울 경계쯤에서 차들이 약간 밀리긴 했지만 그래도 편하고 안전하게 출근을 할 수 있었다. 실제 걸린 시간도 평소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다. 사무실에서 약간의 촬영 장비(? 걸레, 삼각대)를 챙긴 후 한강을 향했다. 역시나 시민 공원은 인적도 없거니와 전혀 발길이 닿지 않은 눈밭이 펼쳐져 있었다. 하지만 눈 밭에서 눈 덮인 한강가를 배경으로 한 멋진 사진은 담을 수 없었다. 그 시각 즈음에서 눈이 그쳐 줬어야 하는데 눈은 계속해서 내리고 하늘은 먹구름이 덮고 있었으니까… 자동차 사진을 찍으면서 참 많이 생각하는 것이 있다. “자동차가 복이 있어야 좋은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설명을 하자면, 기자는 거의 대부분 야외에서 촬영을 하다 보니, 날씨에 아주 민감하게 된다. 멋진 오픈 스포츠카 사진을 찍으려는데 비가 온다면 그야 말로 낭패가 아니겠는가? 그러다 보니 자동차 자체가 예뻐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더불어 날씨가 도와 주지 않으면 차가 아무리 예뻐도, 또한 기자가 아무리 예쁘게 찍어 주고 싶어도 멋진 사진을 얻기는 힘들다. 반면 기자조차 사진 찍기에 시큰둥할 정도로 별 매력 없는 자동차일지라도 멋진 날씨를 만나면 자동차는 더없이 예뻐 보인다. 기자의 전투의욕은 최고조에 달하게 되고 결국 기대하지도 않았던 멋진 사진을 얻게 되는 경우가 왕왕 있었다. 그러니 날씨가 좋은 날 촬영하게 되는 자동차는 얼마나 복이 많은가? 자동차에 따라 특별히 어울리는 날씨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그리는 이미지에 따라 비가 오는 날, 안개 낀 날, 태풍 부는 날이 모두 좋은 날씨가 될 수는 있다. 하지만 대체로 맑은 날씨가 가장 좋다. 흔히들 구름만 없으면 맑다고 생각하겠지만 기자가 보는 맑음에는 조금 차이가 있다. 대기 중에 수증기나 스모그가 없이 파란 하늘을 볼 수 있어야 제대로 된 맑음이다. 그렇게 볼 때 소나기가 내리고 나서 하늘이 맑아지는 날은 자동차 사진 찍기에 더할 나위 없이 최고로 좋은 날씨다. 눈이 내린 날도 비슷하다. 눈이 내린 후 날씨가 추워지면서 하늘이 맑아지면 역시 좋은 날씨다. 하지만 길에 쌓여 있는 눈은 자동차가 이동하기에 최악의 조건이며 사고의 우려도 높고 세차를 마친 차를 더럽히기도 한다. 눈이 내리고 있는 상황은 거의 최악이다. 도로 사정이 안 좋을 뿐 아니라 눈이 내리는 동안은 하늘마저도 온통 먹구름투성이니까. 눈 내리던 그 날 마침 아우디의 콰트로를 시승할 수 있었던 건 아우디에게도, 기자에게도 행운이었지만 행운의 여신이 보낸 미소가 끝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 결국 파란 하늘을 보지 못하고 시승을 마쳤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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